직장인 멘탈관리(2) – 걱정많고 불안한 당신을 위한 생활지침 7가지

걱정과 불안이 많은 나와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을까?

업무에서 불안감과 걱정으로 고민하는 당신은 사실 일상생활에서도 다소 예민하고 생각많고 걱정이 많은 사람일 확률이 높다.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지만, 불안이 더 커지지 않게 제어할 수는 있다. 프로불안러인 나의 7가지 대처법을 소개한다.

원래도 생각이 많은 편인데, 걱정을 시작하면 아주 기가 막힌다. 처음은 업무 걱정이었는데 곧 말안듣는 부사수, 신입, 집안일 걱정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른다. 정말 걱정 브레인스토밍은 세계 1위 수준일 것 같다. 막막함과 걱정과 두려움은 함께 커지고, 결국에는 패닉이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이런 나를 ‘제3의 나’가 되어 공격한다. ‘왜 이렇게까지 걱정하는지 정말 징글징글하다. 암낫쿨… 아이노우… 하지만 나는 왜 이럴까’ 하면서 붕괴 또 붕괴한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혼자서 이별을 만든거죠~ “라는 노래가 있다. 생각이 많으면 이별도 만든다는 노래다. 아… 근데 내가 생각이 많다. 지금까지 살면서 생각이 많아서 나쁜 점만 있었던건 아니지만 너무 피곤하다.

정말 이 성격을 바꾸고 싶지만….우리 모두 알고 있다. ‘사람 고쳐쓰는거 아니다’라는 말이 나에게도 예외는 아니라는 걸.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터질 것 같은 심장으로 안절부절하면서 평생을 살 수는 없는데.

나는 나랑 평생 살아야하는데, 어떻게 걱정이 많은 나와 잘 지낼 수 있을까? 그래도 마흔 가까이 되자 프로걱정러인 나를 데리고 어떻게 살아야할지 조금을 알 것 같다. 사실 이 글도 내가 또 불안해서 지금까지 배운 팁을 정리하려고 쓴거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프로불안러로서의 나의 팁 7가지를 소개한다.

1. 자책 뚝! 걱정이 많기 때문에 나는 좋은 사람이다

지난 직장에서의 멘탈관리 팁에서 얘기했지만, 일단 자책하지 말자. 일단 걱정이 많고 불안한 것, 즉 “예민한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예민해서 스스로에게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할 뿐이지,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당신은 대체로 좋은 사람일 것이다. 예민해서 다른 사람들의 요구와 반응을 빨리 알아채기 때문에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공감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다. 걱정을 사서해서 얼마나 많은 일에 미리 대처해왔는가.

자기와의 싸움

| 출처: 혜수언니 인터뷰 | 이미지: 드라마 직장의 신

김혜수 언니 말처럼 세상에 싸울 일도 많은데 당신도 예민한 스스로를 공격하지 말자. 만신창이가 된 본인을 본다고 속이 시원해지는 것도 아니고, 힘든 세상 당신을 한번 더 공격해서 남는 것 하나 없다.

이미 나는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다 걱정이 많은 예민한 나를 케어하려하는 것은 결격 사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내 스스로가 너무 힘들기 때문에 나를 돌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니 그저 ‘나는 왜 그러지’는 이제 그만! ‘지금의 두려움을 빠르게 끊어내는 것’에 집중하자.

2. 나의 하찮음에 몰두하지 않는다

우리가 미래를 불안은 대체로 나에 대한 과도한 기대로부터 생긴다. “내가 못하면 어쩌지? 내가 실수하면 어쩌지?” 자문해보자. 내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가? 가진 게 많고 잃을게 많은 사람인가…? 점점 더 하찮아진다면… 아래 방법 2가지를 시도해보자.

마음속으로 3번만 되뇌여보자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고시생이었던 친구의 팁이다. ‘시험에 떨어지면 어쩌나’싶어 아무것도 못하는 상태가 됐을 때 속으로 복기한다고 했다. 3번쯤 생각하면 ‘애초에 나는 아무것도 아닌데, 이렇게 전전긍긍할 이유가 없구나. 그냥 차근차근 하자’ 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를 이해해주기

링크드인,인스타그램은 하지 않는다 “최소한 알림은 끄자”

링크드인을 보면 한심해진다. ‘누구는 여기 들어갔구나… 얘도 좋은데 갔네…’ 인스타그램을 보면 초라해진다. ‘나빼고는 행복하구나… 좋은데서 여유를 즐기는구나..’ 링크드인, 인스타그램의 본질은 나의 빛나는 일상을 자랑하는 것이다. 타인의 하이라이트와 나의 어두운 모습을 굳이 비교하지 말자. 도저히 안 할 자신이 없다면 알림이라도 끄자. 훨씬 낫다. 물론 자학 끝에 바닥치고 나올 생각이 아니라면, 지금 이 상태가 며칠 계속되어도 괜찮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테일러 스위프트 명언

3. 생각의 분산투자 - 일과 완전히 분리된 시간을 둔다

앞으로 우리는 막막함과 계속 같이 살아야 한다. 계속 내 고민과 걱정에만 매어있으면 안 된다. 컴퓨터도 하루종일 돌리면 느려지고 맛이 가는데, 뇌를 하루종일 돌리면 오죽할까. 과부하와 피로로 불안감만 더해질 뿐이다. 하루는 일을 절대 하지 않는 날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주 1회라도 뇌에 쿨타임을 주자 - 생각의 분산투자!

회사 밖 독서토론에 나가거나 운동을 하자. 일(고민)과의 직접 연결고리가 약할 수록 좋다. 투자의 기본인 ‘계란을 한 바구니에 넣지 않는 것’처럼 의도적으로 업무와 분리된 영역을 만들자. 뇌에 하나의 영역, 하나의 고민만 담아두면 그 일이 잘되냐 안되냐에 따라 지옥과 천국을 오가다가 멘탈이 완전히 박살날 수 있다. 매년 체력도 떨어지는데 냉탕과 온탕을 오가지 말자. 우리 마음의 날씨를 항상 봄과 가을로 만들자.

일하는 것도, 쉬는 것도 아닌 상태로 보내는 시간이 최악

일하면서 ‘놀고 싶다…’ 놀면서는 ‘아, 일이 남았는데..’ 하며 이도저도 아닌 시간을 보내는 게 최악이다. 지금 하는 일이 하기 싫어서 시간죽이려고 하는 웹서핑, SNS은 쿨타임이 아니라 독이다. 그 뒤에 남는 건 후회, 더 큰 압박감 뿐이다.

내가 전형적으로 그랬다. 한 때, 2년 간 매주 주말에 일을 했는데 정말 개판이었다. 토요일은 ‘하려던 일을 미리 해버려야지’하면서도 일요일도 있고 솔직히 주말에 일하기 너무 싫어서 뭉개다가 마음만 압박스러워하면서 날리고, 일요일은 정신없이 일하거나 친구라도 만나면 속으로 계속 일 걱정이 되고… 그래서 정했다. ‘무조건 토요일은 쉰다. 일을 한다면 일요일에 한다’ 이렇게 원칙을 정하고 나서야 토요일에 마음 편하게 쉴 수 있었다.

4. 불안이 엄습할 때, 딱 3분만 눈 감고 안구운동

정말 효과도 있고 아주아주 쉽다. 어디서든 할 수 있다. 그리고 과학적이다!

눈을 감고 시선을 왼쪽 아래로 두고 고민 내용을 천천히 생각하자

① 눈을 감고 ② 과거를 회상할때 처럼 시선을 왼쪽 하단에 둔 뒤 ③ 지금 걱정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내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구나.. 이런 것 때문에 힘들구나… 이걸 위해 대충 이런 이런걸 해야하는구나’가 너무 차분하게 정리되서 놀랄 것이다.

원리는 이렇다. 15년 전쯤에 에서 본 방법이다. 사람들은 특정한 종류의 생각을 할 때, 특정 방향으로 안구를 움직인다고 한다. 사용하는 뇌의 부위가 다르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과거를 기억할때는 눈동자가 왼쪽, 아직 오지않은 미래를 예상하거나 예측할때는 오른쪽을 향하게 된다고 한다. 몸이 마음을 따라간다고 하지만, 마음도 몸을 따라가므로 의도적으로 과거를 회상할때 처럼 눈동자를 왼쪽아래로 두고 미래를 생각하면 불안을 가져오는 뇌의 다른 부위가 자극되어 처음보다 차분해진다는 것이다.

시선식별단서 Eye Accessing Cues

고민을 생각하며 안구를 왼쪽으로 회전하는 것도 좋다. 같은 원리다. 난 가끔 리프레시 하고 싶을때? 지하철에서도 종종 한다. 처음에는 좀 어색한데 어색한 움직임을 하면서 정신이 없으니까 고민이 좀 흐려지고, 안구 피로도 풀리는지 개운하다. 단, 이 방법은 반드시 눈을 감고 하자. 눈뜨고 하면 레알 호러… 👀

5. 끊임없이 고민이 몰려올 때, 걱정시간 정하기

서두에서도 말했지만 걱정은 걱정을 낳는다. 한번 일 걱정을 시작하면 일로만 끝나느냐. 그럴리가 없다. 일 A걱정을 하다보면 일B 걱정, 일C 걱정, 집안일, 연애 고민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나중에는 늘어난 고민의 양 자체에 압사당하게 된다.

그럴 때를 위한 ‘걱정시간 정하기(worry time) ‘를 소개한다. 나는 전 회사 상사에게 배웠는데, 실제 심리학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

걱정의 시간과 장소를 정한다

걱정시간 정하기

걱정할 장소를 정하는 방식 - 해결해야 할 문제 1,2,3 이 있다면 그 걱정을 어디서 할지를 정하고 잊는다. 걱정1 집안 고민은 ‘이따 퇴근하고 지하철’에서, 걱정2는 ‘내일 3시 회사 누구와 미팅을 하고 회의실 1에서 한다’라고 하는 것이다.

걱정할 시간을 정하는 방식 - 매일 걱정하는 시간을 정해두고, 그 시간 외에는 의도적으로 걱정을 잊는 것이다. 걱정시간은 ‘집에 와서 샤워하고 30분간’과 같이 정하면 된다. 만성적으로 걱정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경우 유용하다. 걱정시간에는 걱정의 종류를 나누고 할 수 있는 일을 정리한다.

걱정 시간과 장소를 정할 때 유의할 점은 ➀ 걱정시간을 잠자는 시간으로 잡으면 안된다. 밤새 잠을 설치게 될 것이다 ➁ 걱정 장소 또한 침대나 잠자는 방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방에 들어가면 잘 것이고… 역시나 당신은 걱정하며 밤을 지새우게 될 것이다.

지금 불안한데 ‘걱정시간을 정하는 것’이 되냐고? 당연히 된다. 모든 걱정을 지금 당장 하고 해결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스스로에게 고민을 잊을 명분을 주자. 고민 안한다는게 아니라니까? 이따가- 하는 거라니까?

6. 일 외의 생활에서는 본인을 너무 압박하지 말자

일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면, 다른 부문에서는 최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노력한다. 당연한 말일 수 있는데, 사실 스트레스 받아서 예민해진 상태라면 말도 안되게 본인을 자책하는 일이 생기곤 한다.

나의 예를 들면, 급한데 필요한 파일을 못찾아서 한참 동안 찾게되거나 만날 가지고 다니는 볼펜 같은 것을 잃어버리면 너무너무 화가난다. 나는 산만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물건이나 파일을 언제든 찾을 수 있도록 잘 정리해두는데 이런 급한 상황에서 잘 안된걸 발견하면 그렇게 화가 난다. 최근에 카드요금이 많이 나온 것, 물건 잃어버린 것, 잘못 결제해서 환불처리해야하는 것, 세금 납기 마감일이라 급하게 은행에 왔는데 대기가 너무 긴 것… ‘아 정말 나는 왜그러냐 정말’… 이런 것들까지 일일이 스트레스 받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자의식 과잉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되찾자!

자의식-과잉예방

내 스스로와도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사실 남의 일이라 생각해보면 그냥 그럴수도 있는 일인데, 내가 어떤 사람이라고 스스로 규정을 하니까 그렇게 화나고 압박받는 것.. 어쩌면 정신없는 상태에서 신경을 곤두세우니까 더 그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다음에 그러지 말자’하고 쿨하게 넘어가자.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한 문제도 마찬가지. 고민한다고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약속시간에 늦어 버스에서 걱정한다고 버스가 빨리 가지 않는다.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어쩌지?’ 그 상황이 되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다. ‘사람들이 나를 바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 사람이 아닌 이상, 사람 마음은 알 수가 없다.

외쳐보자! ‘이럴 시간에 공부나 하자’

영 심난하면 한숨한번 쉬고 ‘아… 이럴 시간에 시간에 공부/일이나 하자..’해보자. 문구만 보면 좀 웃긴데 은근 통한다. 서울대 물리학과 수석으로 입학한 후배의 공부 비결이 ‘나는 왜 여친이없지.. 아 연애하고 싶다!!’ 자괴감올 때 ‘하..이럴 시간에 공부나 하자-‘였다고 한다. ㅋㅋㅋ 그런데 ‘하… 이럴 시간에 X나 하자’ 다음에 뭘 하자- 하면 걱정하는 대신 다음 액션이 지정되어서 그런가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다. 영 갑갑하고 불안하면 울어도 된다. 울면 좀 시원하다. 울고, 울면서 하던 일을 계속하면 된다.

7. 앞으로도 막막함과 불안함은 계속 온다… 체력을 비축하자

우리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막막하고 불안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체력을 비축하자. 앞으로도 걱정할 일이 많을테니까. 체력은 걱정을 덜어주지는 않지만 최소한 걱정이 심해지고 악순환으로 번지는 것은 막아준다. 그리고 체력의 시작은 역시 먹을 것 제때 먹고, 제때 안자는 것부터다.

새벽에 자지 않는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하자-로 바꾸자

일찍 자자. 피곤하면 집중을 못하고, 집중을 못하니 성과나 속도가 떨어지고, 일 외적인 피드백, 말투에도 예민해진다. 잠을 자는 시간은 같아도 일찍 자면 아침에 몸이 정말 다르다. 너무 개운해!까지는 아니지만 최소한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 같고 눈에서는 피날 것 같지는 않다. 일이 너무 많다면 늦게까지 하기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하자-로 마인드를 바꾸자. 진짜 급하면 새벽에도 눈이 번쩍번쩍 떠지고, 방해하는 사람도 없어서 일하기도 훨씬 좋다.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는데 과감하게 돈을 써보자 ≠ 시발 비용

출퇴근이 힘들면 과감하게 택시타기 등을 통해 몸을 아끼자. 집청소 정리가 너무 힘들고, 생산성을 저해한다면 2주에 한번은 도우미 아주머니를 부르는 건 어떨까? 집에서 밥차려먹기가 너무 힘들면 한끼는 외식하던가 시켜서라도 먹자. 하지만 ‘나를 위한 소비’지만 하면 화풀이로 하는 ‘지르기’,’시발비용’과는 구분해야 한다. 시발비용은 충동으로 당장을 위해 다음 달의 스트레스를 가불하는 것이다.

체력이 영감의 시작

‘얼마 번다고 그런데 돈을 쓰나’ 싶을 수도 있겠지만 무너지기 전에 본인을 아끼라고 하고 싶다. 어쩌면 당신이 힘들거나 압박감을 많이 느끼는 것은 몸이 아프거나 번아웃 초기라서 그럴 수도 있다. 그리고 이렇게 무너지면 회복하기 정말 힘들다. 나는 작년에 너무 힘들어서 한 달간 매일 택시 타고 퇴근한 적이 있다. 솔직히 어쩔 수 없어서 탔지만 의지가 부족한건 아닌가? 돈지랄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번아웃 초기였고 검진해보니 몸도 너무 안 좋았다. 통근 시간이 1시간이었는데 그 한달 간 1시간 통근까지 했다면 더 빨리 무너졌을 것 같다.


걱정에 대한 유명한 연구 결과가 있다. 걱정의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으며, 걱정의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며, 걱정의 22%는 사소한 것이고 걱정의 4%는 어쩔 도리가 없는 일에 대한 것이다. 우리는 그 4% 만 걱정하면 된다.

물론 알아도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쓰면서 더 확실하게 보인다. 과거도 미래도 힘이 없다. 오직 현재를 잘 살아가는 것만이 실제하며, 내가 겪는 문제는 나를 가장 잘 아는 나만이 해결할 수 있다. 걱정이 절대 내 세상을 바꿀 수 없으며, 무엇을 할지 명확하고 그것을 할 용기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다. 이 팁이 일상에서의 걱정과 불안을 타개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프로불안러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