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록과 노트/메모를 빨리, 쉽게, 잘 기억나게 작성하는 법

있는 내용 정리를 잘해야 없는 내용도 잘 만들죠

회의록과 노트작성/메모가 정말 중요할까? 학교도 아니고 메모/필기를 굳이 지금와서 잘할 필요 있어? 있는 그대로 작성하면 되지 않나? 생각하기 쉽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회사에서의 노트/메모는 학교 시험기간 공부잘하는 애들의 필기 이상의 가치가 있다.

‘지난번 회의 때 A부서 팀장님이 신규 사업의 이 부분은 이해관계 충돌이 있어서 이렇게 해야한다고 했었는데… 회의록 작성에 오래 걸렸는데도 하필 여긴 빠져있네….’ 아! 그때 노트에 메모 했었지! (노트를 연 뒤) … 아… 내가 썼지만 뭐라고 쓴겨..

회사에서는 기억 할 일이 많다. 이 사람 저 사람, 이 부서, 저 부서의 입장차이, 과거의 히스토리, 향후 전망 등등… 그래서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회의가 중요하고 그 내용을 잘 정리둘 필요가 있다. 여기까지는 모두 동감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회의록과 메모를 하는 법까지 익힐 필요가 있을까?

“회의록은 사실관계만 잘 적으면 되는것 아니야? 노트나 메모는 나만 알아보면 되는거고?” 맞다.
“요새 누가 메모를 펜으로 하나. 난 펜 안가지고 다닌지도 몇 년 됐는데” 그것도 맞는 말이다

노트/메모 작성 잘하면 좋은 점

나는 회의록/메모, 즉 정리를 잘하는 것은 ‘뇌 외부에 정리된 외장하드를 하나 가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잘 기록된 내용이 있으니 기억하려고 용쓰지 않아도 되서 머릿속이 간결하고 행동에도 주저함이 없어진다. 좀 약파는 것 같지만 정말 사실이다.

  1. 회의록 정리 시간 절감 - 회의록은 이해관계자들과의 논의 내용을 ‘서로 쌍방 확인하기 위한 일종의 증빙’이라 생각보다 작성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사실관계와 합의사항, 할 일을 간결하고 가독성 좋게 빨리 쓴다면 회의록 작성 시간을 세이브 할 수 있다.
  2. 빠른 업무착수 가능 - 회사에서는 여러 사람의 의견이나 상황을 듣고 업무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잘 정리된 회의록과 노트가 있다면 히스토리, 사실관계 확인이 빨라져 바로 문제 정의와 대안 도출 등에 착수할 수 있다. 기억하려고 애쓰거나 봐도 알 수 없는 메모와 메모장을 신주단지처럼 모시지 않아도 되는 건 플러스!
  3. 생각 정리와 생각하는 법 향상 - 결국 메모와 필기는 여러 뭉치, 여러 단위의 주제를 논리적으로 재배열하고 활용하기 위한 방법이기 때문에, 메모와 회의록 작성을 잘 한다면 각종 회의부터 청취 온갖 내용의 정리력, 기억력이 늘고, 기획력 또한 상승한다.

빠른 회의록 작성의 기술

오전 진행 미팅은 18시 전, 오후 진행 미팅은 다음날 14시 전까지는 회의록을 정리해 발송/공유해야 한다.
가벼운 미팅은 종이와 펜, 공식적인 미팅-이해관계자가 많은 미팅은 노트북을 활용해 작성한다.

1. 들으면서 정리, 개조식 작성

회의 내용을 듣고 정리하면서 적어야 한다. 미팅을 하면서 들리는대로 내용을 다 적으면, 십중팔구 미팅 끝나고 회의록을 다 다시 작성해야 한다. 그래서 내용을 듣고, 아래 3가지 회의록 필수 항목 중 어디에 내용이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고, 정리해서 적으면 미팅 시간 내 회의록의 80%를 작성할 수 있다.

회의록에 꼭 들어가야 하는 3가지
A. 논의되는 아이템의 주제
B. 현재 상황 기술 또는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과 근거
C. 후속 작업 or 할 일

나는 아래와 같이 회의록 양식을 꾸며두고, 회의 내용을 바로 해당 위치에 적는 편이다.

회의록양식 샘플

2. 되도록 컴퓨터로 작성

사실 아이패드, 노트 필기 등 무엇을 사용해도 사실 내용만 잘 적으면 된다. 하지만 아이패드, 노트필기의 가장 큰 단점은 텍스트 파일화가 어렵다는 거다. 그 말인 즉슨 파일화 안됨 = 글자 인식이 안됨 = 텍스트 편집 어려움 = 검색이 안됨 이라는 것. 바빠죽겠는데, 그걸 다시 회의록 컴퓨터로 작성할 시간이 있을리가…

그래서 회의록은 되도록 컴퓨터로 적는것이 좋다. 만약 미팅 참석자에 임원이 있는 등 회의 중 타이핑을 거슬려하는 분위기라면 ‘미팅 시작 전, 내가 회의록을 작성할 것임’을 미리 알리고 작성하는 것이 좋다. 회의 중 컴퓨터 사용은 다른 일을 하느라 회의에 집중하지 않는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약간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3. 기술 도움 받기: 클로바노트

회의 중 타이핑을 거슬려하는 회사에서는 충분히 유용하게 사용해봄직하다.

회의의 모든 내용을 다 적거나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가끔 보조수단으로 회의 녹음을 하게 된다. 그런데 녹음은 내가 확인하고 싶은 부분을 바로 찾기 어렵고, 전체를 다 듣자니 회의시간 만큼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불편함을 음성을 텍스트로 바꿔주는 툴 클로바노트로 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
① 참석자 발언 별로 음성을 분리 녹음/텍스트로 적어주고, 텍스트 클릭 시, 해당 부분 음성을 들을 수 있다.
② 모바일앱으로 녹음하면서 데스크탑 클로바노트에서 메모를 기입하면, 현재 녹음 중인 음성구간과 데스크탑 메모를 매칭해 준다. 그래서 음성 내용 확인 및 향후 활용에 용이하다.

클로바노트 샘플

노트/메모의 기술: 프레임워크

노트/메모는 언젠가의 활용을 위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 노트/메모란 (1) 다시 봤을 때, 내용 인지/상기가 쉽고 (2) 해당 내용의 액션 플랜이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3) 빠르고 쉽게 작성할 수 있다면 더 좋다. 

생각을 더 쉽게, 효과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노트/메모 작성 프레임워크를 소개한다.

1. 내용정리의 기본: 개요 작성법

개요 작성은 모든 내용을 좌측 정렬한 뒤, 내용에 따라 하이어라키를 두는 방식이다. 책의 목차나 학창시절 필기에서, 최근에는 노션에서 많이 사용해 익숙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 방법은 전체 노트/메모의 체계를 잡고 시작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내에 많은 정보를 소화할 수 있고, 메모의 체계를 빠르게 확인하고 수정하기에 좋다. 단, 정리해야하는 내용에 레벨이 없는 병렬식 정보가 많거나 항목 하나의 내용이 지나치게 방대한 경우에는 적합하지 않다.

노트 개요작성

2. 인사이트 도출 프레임워크: 코넬노트, 엑센추어, 맥킨지 노트

내용정리 및 결론 도출, 할 일까지 총체적 생각 정리에 사용되는 몇 가지 노트/메모 작성법이다.
모두 검증된 노트/메모 작성 방법들이라 어떤 포맷을 써도 생각정리가 한결 간결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회의내용 정리할때는 <코넬노트 작성법="">을 주로 쓰고, 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복잡한 할 일을 정리할때는 <액센추어 포인트="" 시트=""> 기획서나 아이템에 대한 딥다이브가 필요할때는 <맥킨지노트> 포맷을 사용하는 편이다.

이 외의 팁이 있다면, 수기 메모의 회의 타이틀과 날짜에 항상 형광펜으로 하이라이트를 해두는 것이다. 노트에서 내용을 찾고 확인하기가 배는 쉬워진다. 키워드 등에는 펜으로 동그라미를 치는 등 나름의 다른 표기를 한다.

노트작성 프레임워크

나에게 맞는 포맷을 찾고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이 프레임을 프린트해 두고 보면서 노트/메모를 작성하거나, 아이패드 원노트/굿노트 배경에 깔아두고 사용하면 편하다. 상기 각 노트법 및 타 노트법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면, 책 메모하는 순간 머릿속에 기억되는 모눈노트 공부법이라는 책을 참조해보자. 작고 빨리 읽을 수 있고 알차다!

3. 기타 노트/메모 작성법: 개인노트, 체계적인 비교

배우지 않고도 이미 사용하고 있을 메모 작성법이다. 박싱이나 마인드맵은 브레인스토밍 등 개인 노트에, 표는 항목이 많아 한 눈에 체계적인 비교가 필요한 경우 활용하면 좋다. 마인드맵은 컨셉드로우마인드마이스터, 표는 엑셀과 스프레드시트 등 시중에 좋은 툴이 많이 나와있으니 적극 활용해보자.

솔직히 나는 마인드맵은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생각이 많은 편이라 마인드맵을 쓰면 생각이 미친듯이 가치를 치기 시작해 정리가 안되기도 하고, 마인드맵이 구현해주는 결과물의 형태가 나에게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다.

개인노트 메모작성 프레임워크


지금까지 각종 회의, 미팅, 내 머릿속 정리에 유용한 노트/메모/회의록 작성법을 소개했다. 소개한 프레임워크나 팁은 남들이 이미 많이 고민해서 만든터라 따라하다보면 짧은 시간 내 업무 효율과 속도를 비약적으로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역시나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이 나에게도 항상 좋을 수는 없다. 이것저것 사용하면서 나에게 좋은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