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이메일 작성 101(2) - 메일 본문 작성법

메일만 보내면 호출당한다면? 이메일 작성법 점검이 필요하다

사회초년생이 메일 보고 후,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아닐까? 점잖은 상사는 ‘정리가 안되었다’고 하고 성질 급한 상사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라고 표현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보고 내용은 각기 달라도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 감정소모, 삽질을 덜 수 있는 비즈니스 이메일 본문 쓰기의 기본 규칙을 소개한다.

당신의 기획안은 완벽했다. 오랜 시간을 준비했고 동료들에게 물어도 호평 일색이었다. 상사에게 구두보고 했을 때도 괜찮았다. 그러나 상사에게 이메일을 보낸 순간 모든 것이 달라졌다. 제대로 읽지도 않은 것 같은데 무슨 말이냐며 불러 화부터 낸다. 메일은 분명 모든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 설명을 하면 할수록 뭔가 구차해지고 답답하다 못해 화가 난다. 뭐가 문제일까?

이런 상황의 원인은 명백하다. 상사에게 필요한 정보 중심으로 양과 내용 정리가 안되었기 때문이다. 일단 상사는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만 필요하지만 통상 실무자는 상사보다 정보량이 많아 메일을 쓰다보면 구구절절 온갖 정보가 더덕더덕 붙기 일수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냐고? 내용 구성을 잘 하면 된다. 상사에게 필요한 정보를 중심으로 내용을 잘 정리하는 이메일 작성법을 소개한다.

메일 작성 준비

1. 이메일 작성 목표 확인

메일 작성 전에 반드시 ‘이 메일을 작성해 수신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어떤 답변을 받고 싶은지)’를 먼저 생각한다. 이해받고 싶은지, 일정을 미루고 싶은지, 컨펌을 받고 싶은지 등이 되겠다. 목적이 분명해졌다면, 이에 따라 메일 제목을 작성하고, 본문을 구성하면 된다.

예를 들어, A 기획안에 대한 검토의견을 요청한다면 메일의 제목은 [검토요청], 메일 본문은 A기획안에 대해 수신자가 검토할 수 있도록 [배경] – 현황, 문제/ [기획안] - 골자, 검토가 필요한 부분, 진행 일정 [참조사항] – 회신 일정 등을 순차적으로 기입하면 된다.

2. 이메일 수신 대상 체크

이런 농담이 있다. 메일을 읽을 때, “임원은 앞의 두줄만 읽고 빨리 결정하고, 실무자는 전체를 읽고 추가 조사를 하고 며칠이 지나서야 끙끙 앓다가 결정한다’‘

임원은 대충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정보 위주로 읽고, 실무자는 그 일을 누가 해야하는지, 실제 수행할 때 필요한 내용이 무엇인지, 모순이나 누락은 없는지까지 살피면서 읽는다. 그래서 항상 수신자가 누구인지를 생각하고 메일을 쓰는 것이 좋다. 수신자에 따라 메일 한 통에 얼마나 많은 주제를 다룰지, 얼마나 많은 정보를 추가할 지, 정보 구성을 어떻게 할 지, 메일의 톤앤매너는 어떻게 할지 등 디테일이 달라진다.

나의 팁은 항상 임원에게 메일을 보낸다고 생각하고 메일을 작성하라는 것이다. 세상에 긴 메일 좋아하는 사람 하나도 없는데, 임원에게 메일을 쓴다고 생각하면, 메일이 한결 간결해진다. 정말이다.

메일 본문 작성

1. 핵심은 결론부터 두괄식으로

두괄식으로 써야하는 이유는 의사결정자(임원)은 너무나 바빠서 메일을 꼼꼼히 읽지 않기 때문이다. (그 분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의사결정자일 수록 많은 메일과 정보를 받는다는 것을 기억하자). 물론 이 이유가 전부는 아니다. 결론부터 쓰면 한결 메일 작성이 쉬워진다. 다음을 비교해보자.

…. 이 글은 가출하겠다는 뜻을 어머니에게 편지로 쓴 것이다. 조금 극단적인 예시고 다 읽으면 결론은 같겠지만 어머니에게 어떤 내용이 더 분명히 그 뜻을 드러낼지는 분명하다

원인부터 쓸 때 결론부터 쓸 때
어머니는 저를 미워하시나요 용돈을 정말 말도 안되게 조금 주시는 것 같습니다. 다른애들이 얼마를 받는지를 아시나요. 그래서 학교에 가서 늘 친구들에게 땅그지처럼 빌붙으며 굴욕적으로 … 어머니 저는 집을 나가겠습니다. 용돈을 너무 안 주셔서 살 수가 없고 저를 미워하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가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이번주부터 용돈을 인상해주세요.

쉬운 두괄식 메일 작성법: 인사말 + ABCD

일 300통 수신, 50통 발신 이메일 인생에 서광을 비춰준 방법이다. 해외사이트에서 봤는데 이 방법으로 메일을 쉽게 썼고, 쉽게 패스를 받았다. 그리고 기억하기가 좋다.

두괄식 비즈니스메일 작성법

  • 인사말 안녕하세요는 안 해도 되지만 수신자를 살짝 불러주자. 메일 수신 대상자를 특정하는 것은 친근감이나 읽는 사람의 몰입도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 Announcement: 왜 이 메일을 썼는지 수신자에게 어떤 액션을 원하는지를 간단히 알리 는 것이다. OO를 제안하니 확인해주십시오. XXX와 관련해 의견 요청 드립니다. 와 같은 내용이다.

  • Bridge: announce 하며 요청한 건에 대해 짧은 내용 요약과 그간 배경을 짧게 적는 것이다. 본문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기 위한 전환용 연결부(브릿지)라고 보면 된다.

  • Critical Message: 핵심부다. 메일 작성의 상세 내용, 상황, 의견이 들어간다. 첨부 파일이 핵심인 경우, 요약이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이 부분 또한 결론- 근거 순으로 작성되며, 흔히 개조식을 사용한다. 개조식 사용 시, (선언)-(질문)-(응답) 내용이 타이트하게 정리되어 좋다.

  • Decision: 메일을 마무리 짓고 내용을 정리하고 일정, 문의 사항에 대한 연락처 등을 안내한다.

핵심메시지 작성: 선언→질문→응답 + 개조식 활용

결론부터 작성하는 핵심메시지

핵심메시지 작성 또한 결론부터 적으면 된다. 다만, 이 부분은 통상 분량이 많아, 결론부터 작성하기 쉽지가 않다. 그럴때는 **선언- 질문- 응답 순으로 **작성하면 쉽다.

쉽게 말하면 저 OO 하겠어요! 라고 ① 잠정적인 결론부터 지르고 ② 듣는 사람이 왜? 라고 질문하면 ③ 그때 상세한 중요한 사실과 근거를 이야기 하겠다-는 것이다. 나만의 팁을 소개하자면, 나는 메일 을 엄마 등 잘 모르는 사람에게 말로 얘기 한다고 상상하고 쓴다. 엄마는 맨날 그게 뭔데, 왜~ 라고 물어보니까 그걸 상상해서 ^^;;

  • [선언] A 실현 방법 중 난 M이 제일 좋다고 생각해!
    [질문] 왜?
    [답변] 그것은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이야
  • [선언] 그런데 M은 이런 문제가 있어
    [질문] 그거 심각한거 아닌가? 괜찮은건가?
    [답변] 이러이러한 문제인데, 수치와 타사 적용사례를 봤을 때 XXX 해 큰 영향은 없어 보여

개조식의 정의

이 때, 작성 방식은 통상 개조식을 쓴다. 개조식은 글머리기호나 번호를 사용해 중요하고 핵심적 요소만 간추려 표현하는 방식이다. 전체 흐름이나 내용을 빠르게 파악하기 용이하다. 드라마 미생에서 나온 문장줄이기가 줄글을 개조식으로 바꾼 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직접 예시에서 확인해보자.

  • [서술형 표현] 이슬람 최대 명절 중 하나인 라마단이 지난 8얼 18일에 끝났습니다. 따라서 중동 항로의 거래량과 실제 적재비율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라마단 직전의 실제 적재비율은 95%에 육박했습니다). 또한 중동 항로 선사협의체에서는 2012년 7월 중 컨테이너당 300달러의 성수기 할증료를 부과할 예정이나 이를 유예했습니다. (자료 p136 참조)

  • [개조식표현] 중동항로 관련 이슈

    • 라마단 종료 후, 중동항로 물동량 회복 예상 (8/18)

    • 중동 선사 협의체 성수기 할증료 유예 (300 USD, 자료 p136 참조)

2. 한 메일에는 한 가지 얘기만

메일 하나에 내용이 많아지면 작성이 번거롭다. 더 최악은 메일을 받는 사람이 일부만 답변하거나, 답변해야할 사항 일부를 누락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서로 메일이 오가는 횟수가 많아지고 나중에 메일에서 진행 히스토리를 확인하기도 어렵다 (예전 메일을 찾아보는 일은 생각보다 빈번하다)

한번에 여러주제를 쓴 잘못된 이메일 작성예시

  • 여러 꼭지라도 한 주제로 묶이는 내용이면 한 메일로 써도 된다

    예를 들면, [확인요청] XXX 이벤트 준비사항 및 비용이라는 메일에는 이 이벤트의 각종 준비 현황, 견적 등의 내용을 함께 작성해도 된다. 이벤트라는 하나의 주제로 메일을 이어갈꺼니까. 단, 이벤트 준비사항의 내용 중 한 항목이 복잡하거나 길어지면 다른 메일로 분리한다.

  • 각자 다른 주제의 내용은 별도 메일로 쓴다 A행사의 건은 이렇게 이렇게 했습니다. 컨펌해주시고요. B 보도자료는 언제 배포되는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와 같은 식으로 쓰면, 우리의 바쁜 고객사, 상사님들은 몇 개를 누락하고 답변하거나 곁다리 얘기에만 주구장창 회신을 할 수도 있다. 다른 건이 섞이면 별도 메일로 회신 드리겠다고 하고 그 건에 대해 따로 메일을 새로 쓰자.

3. 확인/요청사항에는 넘버링

친절해지자. 우리 모두 바쁘니까 요청사항은 한 곳으로 모아주고 번호도 깨끗하게 매겨주자. 번호를 매기면 무엇을 몇 개를 회신해야 하는지 수신자가 보기/확인하기 좋다. 또 누락건에 대해 발신자가 수신자를 독촉하기도 매우 좋다. 이렇게! “@Amy님, 1-a과 2-b번도 회신 부탁드립니다”

여러 사람에게 확인요청

메일 마무리 + 팁

1. 회신 희망일정 살짝 끼워넣기

기약없이 메일 보내면 상대도 기약이 없다.

메일을 마무리하면서 살짝 “OO까지 XXX 회신 부탁 드립니다” 조금 완곡하게는 “살펴보시고 XX까지 모쪼록 의견 부탁 드립니다”, “시간이 촉박하지만 런칭 일정에 맞출 수 있도록 XX까지 부탁 드립니다” 와 같이 써보자.

상대에게 시간 리밋을 정해주면 답변이 빨라지고, 때로는 수신자가 상급자 또는 고객사라면, 이 요청이 얼마나 급한 요청인지를 가늠하고 회신을 위해 스케쥴링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

X/X(금)까지 확인 부탁 드립니다.
“살펴보시고 X/X까지 모쪼록 의견 부탁 드립니다” → 조금 더 완곡하게
3/4(금)까지 회신주시면, 바로 발주넣어 일정에 맞게 제품 수급하겠습니다 → 은근히 돌려서

단, 일정을 기입할 때는 상대가 무례하게 느끼지 않게 해야한다는 점을 꼭 기억하자.

  • 피하자 ‘내일까지 주세요’. ‘다음주 수요일까지 전달 바랍니다’ 해당 날짜가 언제인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X월 X일과 같이 절대값으로 쓰자. X월 X일(금) 같이 요일도 써주면 더욱 좋다

  • 피하자 금일(X), 익일(X), 작일(X)은 피하자 익일이 내일인지 오늘인지 혼선을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일(X/X) 드릴게요’와 같이 쉽고 정확하게 쓰자.

  • 피하자 맡겨놓은 듯 ‘언제까지 주세요’, ‘(오늘 하루 5시 30분에 요청하지만) 급하니까 내일 오전까지 주세요’ 와 같이 지나치게 짧은 시간 내에 회신을 달라고 통보하듯 요구하면 안된다.

2. 하단 서명 삽입도 중요

메일은 궁극적으로 서로 빨리 의견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서명이 필요하다.

메일을 받는 사람이 중간중간 궁금한 점이 생기면 언제든 전화할 수 있도록 연락처를 명기하자. 이메일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시나 급할때는 메일보다 전화가 훨씬 빠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소속회사 부서, 직급을 명기하는 것도 필요하다.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에게 메일이 전달되거나, 퇴사/보직 이동으로 메일 체인에 갑자기 들어온 담당자가 있을 때, 서명은 이 메일의 출처와 발신자가 누군지 확인하고 추적 가능하게 돕는다.

서명은 메일을 처음 쓸때는 회사 로고까지 있는 전체 서명 (full signiture)이 좋으며, 답변할 때는 간단히 연락처와 회사와 직급만 텍스트로도 충분하다.

이메일서명 예시 예시는 내 이전 회사 서명이다. 도용 노노


다음에는 마지막편이다. 이메일 관리법과 간단한 단축키(Outlook 기준)를 소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