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클라이언트에게 잘못된 메일을 발송했다. 발송하자마자 “A씨!” 불호령이 떨어졌고 말 그대로 털렸다. 그런데 오늘 다른 직원 B가 같은 실수를 했는데 이번에는 ‘허허허,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때가 있네?’라고 하고 넘어간다.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나에게는 항상 화를 내는 것 같다. 이해가 안가는 내용을 물어봐도 화를 내고, 회의록도 왜 내가 적었을때만 꼬치꼬치 캐묻는다. 한다고 하는데 솔직히 왜 나만 미워하는지 기분이 너무 나쁘다.
지난번 신입사원들이 자주하는 실수 - 업무 프로세스 에서 ‘일과 감정을 섞으면 피곤해지니, 일과 감정을 분리하기 위해 내 실수가 숙련도의 문제인지, 태도의 문제인지 1) 일과의 문제 2) 사람과의 문제로 나누어 보라고 했다.
하지만 조직생활하면서 일과 사람 문제를 구분하기는 정말 쉽지가 않다. 일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첫 시작은 일이었을지 모르지만, 결국 상사와의 관계 문제가 되고 나아가 감정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 사람이 나를 미워하고 나만 털거나 괴롭히는 것 같을 때, 도대체 왜 이러는지 이유를 알 수 없을때의 억울함과 답답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회사에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 유형을 다루려고 한다.
태도 문제를 돌아보기 전에…
1. 직장에서의 태도란
‘업무 태도’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뭐지? 여기가 학교인가? 왠 태도?’라고 아니꼽게 생각했다. 꼰대문화 같이 들려서… 하지만 회사에서 태도란 성과조직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기본적인 자세를 갖추고 있는지를 말한다. 늘 친절하고 예의바르고 공손해라-의 의미가 아니다.
2. 태도 문제라고 하는 것들
지난 경험이나 주변에서 태도에 문제가 있다….라고 자주 이야기되는 사항들을 소개한다.
(참고로 일단 이 글에서는 대충/건성으로 일하는 문제는 제외하고,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잘 안되는 상황에 대해서만 다룬다)
- 일을 해야하는 배경을 스스로 생각해보지 않음. 구글링 안함. 찾아보지 않고 일함
- 지시사항을 임의대로 처리하고, 그렇게 하는게 나을 것 같았다- 와 같이 변명할 때
- 질문이 구체화되지 않음 - 뭘 모르는지를 모름, 뭘 알아야하는지도 모름
- ‘아 그건 생각 못했네요’ 로 답하는 경우 3번 이상
- 자기가 한 일에 대해 왜 그렇게 했는지 설명 못함
- 같은 미팅에 들어갔으나, 미팅 후 혼자 다른 얘기함
- 반복적인 일정/루틴을 숙지 못해 매번 누락이 발생하는데, 개선되지 않음
- 주어진 시간동안 실제 수행된 일은 없는데 변명이 많음 - 제가 바빠서, 전 열심히 했는데요
- 메일/말을 잘 못함: 말을 조리있게 못하고 질문에 대한 요지 파악이 안되고 중언부언
- 피드백에 공격적/건성으로 응대함
- 질문했는데 답변을 하지 않거나 대 놓고 인상을 씀
- 항상 불평불만이 많고 팀 간, 직원 간 분란을 조장함
3. 나의 태도는 어떻지? 셀프점검
먼저 내 자신을 한번 돌아보자. 대수롭지 않은 일 같은데 자꾸 혼나거나(혹은 사람들이 짜증을 내거나) 상사가 타박을 하는 것 같다면, 반복적으로 듣고 있는 피드백이 있는지를 체크해보자. 만약 2번의 항목들이 반복 발생한다면, 내 주변 사람들은 내 업무 결과에 대해 의구심이 있고, 향후 퀄리티 개선도 기대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두번쨰로 상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그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 회사일은 같이 협력해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이기 때문에, 같이 하는 일을 조금 더 잘, 쉽게 하기 위해서 당신이 도와줘야 한다. 당신의 업무는 그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상사의 싫은 소리가 듣기 좋을 수는 없겠지만, 상사도 사람이니 싫은 소리 하고 사람을 미워하는게 즐겁고 신나는 일은 아닐 것이라는 인간적 믿음을 가져보자. 남을 미워하는 건 엄청난 스트레스와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다. 나도 사회초년생때 특정 상사를 엄청 미워했었는데, 나중에보니 철의 여인같던 그도 자신이 미움받는걸 알고 있고 상처받고 있는 사람이더라…
일못 신입이 꼭 고쳐야하는 태도 5가지
'’나쁜 태도는 펑크난 타이어와 같다. 고치기 전까지는 어디든 마음대로 갈 수 없다. - 인도 속담’
이번 포스팅에서는 상기 2번에 준해 태도 문제로 비화되는 몇 가지 유형을 다루려고 한다. 특히 아래 몇 가지를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미움받거나 태도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훨씬 덜 들을 수 있다고 단언해본다.
1. 회의시간에 집중 못함
- 같은 미팅에 들어갔으나, 미팅 후 혼자 다른 얘기 ㄴ 함
- 회의록 적지 않음. 회의 결과 뭘 알아보고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모름
회의 시간은 서로의 상황이나 입장을 공유하고 논의 사항이나 결정을 내리는 자리다. 이 자리에서 공유되는 내용은 향후 할 일을 정하거나 입장을 수립하거나 향후 유사 논의의 바탕이 된다.
그런데 회의시간에 집중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업무가 진척될 수가 없다. “이게 맞나요?”. “이게 이렇게 하기로 한 거 아니었나요?”라고 혼자 딴소리를 하거나 엉뚱한 일을 하는 일도 다반사다. 당연히 좋은 결과물도, 좋은 평가도 어렵다.
미팅 참석자들의 시간 낭비는 말할 것도 없다. 6명이 1시간만 회의해도 6시간을 쓰는 것인데, 제대로 못 들었다고 다른 사람에게 다시 내용을 확인한다면 나와 동료의 시간을 낭비가 엄청 난 것은 당연지사.
또 서로의 이해관계 차이가 있을 때, 미팅에서의 논의된 내용을 명확하게 알고 있지 않다면 본인이 속한 팀의 입장은 항상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팀의 입장이 고수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고 본인도 곤란해진다.
| ☐ 회의 시, 집중해 회의 배경과 목적, 그래서 우리 팀/내가 할 일을 체크한다 ☐ 회의 직후, 15분 정도 회의 내용을 복기하고, 팀에 공유할 회의록, 할 일을 정리한다 ☐ 이해 못해서, 기억 못해서 다시 물어봐야 할 부분이 있다면, 빠르게 당사자에게 내용을 확인한다 |
2. 반복되는 실수 또 실수
- 반복적인 일정/루틴을 숙지 못해 매번 누락이 발생하는데, 개선되지 않음
- ‘아! 그건 생각 못했네요’로 답하는 경우 3번 이상
처음 회사에 입사하면 회사마다의 내부 업무 처리 방식을 배우게 된다. 경비지출, 휴가 상신, 의사결정 프로세스 같은 것들이라고 보면 된다. 처음 업무 진행 전, 가이드나 담당자가 친절하게 특정 업무는 이렇게 처리하시면 됩니다.알려주는 그것들!
업무를 진행하면서는 상사들에게 특정 안건 처리나, 분석에 있어서 유의할 점에 대해 배우게 된다. 이런 부분은 미리 가이드를 받기도 하고 실수에 대한 피드백으로부터 배운다.
처음에는 모두가 친절히 알려주고, 실수가 발생하면 대체로 ‘처음하는 거니 그럴 수 있지’하고 너그럽게 이해해주지만, 같은 실수가 반복되면 점차 짜증을 내게 된다. 점차 실수가 반복이 누적되면 나의 업무처리 신뢰도 자체가 떨어지면서 내가 제출한 사항에 대해서는 모두 한번 더 도끼눈을 뜨고 보게 된다. 그래서 다 실수해도 나만 걸려서 혼나고… 잘하면 당연하고, 못하면 털리는 힘든 상황이 된다.
왜 실수를 반복하는데도 고쳐지지 않을까? 사실 회사에서의 실수란 대체로 ‘뭐뭐 하지마라 ‘에 준한 사항이라 ‘이번에 지적사항 다음에는 이렇게 해야지’ 하면 그 뿐인데 말이다.
대체로 가장 큰 이유는 지적 받은 문제를 복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습에도 예습보다 복습이 장기 기억에 훨씬 중요한 것처럼 일도 복기가 중요하다. 문제는 실수를 복기해야 다음에 고쳐질까 말까인데도, 복기하지 않는다. (일례로 매번 일정이나 세부 디테일을 놓치는 친구가 있었는데, 이 친구는 메모를 안했다… ㅜㅜ)
반복된 실수는 실수가 아니라 습관이다. 나의 평판을 떨어트리는 이 녀석을 얼른 처단하자.
| ☐ 적어놓은 피드백을 유형별로 분리해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업무 시 확인한다 - 예) A업무는 반드시 회계팀 B과장님 Cc/ 월간리포트 작성 시 주의사항 리스트 - 익숙해질때까치 보면서 작성한다. 나중에 안 보고도 다 알아서 메모 버리는 그 순간이 얼마나 기쁜지 모를 것이다! ☐ 피드백이 전체적인 관점에서 같은 내용인지 모두 다른 내용인지, 즉 실수한 지점을 살핀다. - 세세한 지적이 너무 많다면 내 업무 처리의 세부 사항에 대한 디테일이 떨어지는 것이고 - 전체적으로 방향성, 핀트가 나갔다면 생각하는 방식이나 접근법이 잘못된 것이다 |
3. 항상 변명이 많음
- 주어진 시간동안 수행된 일은 없는데 변명이 많음 - 제가 바빠서, 전 열심히 했는데요
- 메일/말을 잘 못함: 말을 조리있게 못하고 질문에 대한 요지 파악이 안되고 중언부언
- A를 시켰는데 B를 하고 그 이유로 ‘아, B를 하는게 맞을 것 같아서요’라고 답변
변명이 많은 사람… (생각만해도 피곤하다). 하긴, 변명 짤이 항상 총과 함께 나오는 걸 보면, 나 말고도 다들 변명을 싫어하는 모양이다.
요구받은 일을 주어진 시간내에 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가정하자.
통상 검토자가 알고 싶은 것은 이런 것이다.
1) 결과물이 예상과 다른데 혹은 전혀 다른 업무를 했는데 이유가 무엇인지?
2) 이렇게 오래 걸릴일이 아닌데, 뭐가 문제였는지/어려운 점이 있었는지?
3) 그렇다면 왜 미리 얘기하지 않았는지
4) 완료본 확인이 언제 가능한지? 도와줄 일이 있는지?
그럼에도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이 이런 것이라면, 한번 다시 생각해보자.
- (A를 시키셨지만) 아 제 생각에는 B가 맞는 것 같아서요. (후...-3 왜 임의대로 판단하지)
- ‘아 제가 하려고 했는데 그게…’ (없어보인다), ‘제가 다른일도 있고 바빠서…‘(당신 상사가 더 바쁘다), ‘어제까지 야근하면서 했는데도 다 못한 겁니다…‘(지금 업무가 너무 많았다고 하는건가? 그렇다면 그걸 왜 이제...?)
- (이거 확인했어요?) 아 잠시만요… (본인 자리로 확인하러 간것 같은데 돌아오지 않는다)
정리하면 피드백에 결론이나 지금 검토자의 판단을 재고하는데 상관이 없는 말을 보태면 변명조로 들리기 십상이다. 지금 상황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상황이 잘 풀리지 않아서 어렵다면 어떻게 도움을 받고 싶은지에 집중해서 말하자.
피드백에 ‘아, 그렇죠. 그렇네요’와 같이 맞장구치는 경우도 피해야 한다. 마치 다른 사람이 작성한 문서를 보면서 이야기하는 듯한 유체이탈 화법… 매우 당황스럽고 진지하지 않아 보인다.
| ☐ 담백하게 무슨말인지 이해했고, 반영하겠다 정도로 말하자 - 1) 당신의 말을 이해했다 → 2)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 → 3) 말씀 주신 이 부분, 이게 맞는지? 이해를 못했는데 추가 설명 가능할지? ☐ 왜 이렇게 했는지를 설명하고, 다음에 어떻게 하겠다고 한다 - 죄송하다. 이렇게 생각해서 이렇게 했는데 이 점을 몰랐다, 다음에 주의하겠다 - 물론 죄송을 남발하지는 말자. 진정성도 떨어지고 자칫하면 모든 잘못을 뒤집어쓸 수 있다 |
4. 공격적이고 불평불만이 많음
- 피드백에 공격적/건성으로 응대.
-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거나 대 놓고 인상을 씀
- 항상 불평불만이 많고 팀 간, 직원 간 분란을 조장함
피드백은 ‘더 좋은 결과물을 내라고 주는 조언’이다. 당연히 피드백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성격인지와는 관계가 없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업무 피드백을 ‘나 자신’이나 ‘내 능력’과 동일시해 피드백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아 녜녜~ 아~ 그렇구나아? (건성)
…. (답변안함)
…모르겠는데요?
결론적으로 ‘나 더 잘하라고 하는 말’을 굳이 내가 뻥 차버릴 필요가 있을까? 피드백도 애정이 있어야 주는 것이다. 정말로! **그러니 싫어도 일단 열심히 듣는척이라도 하자. ** 대체로 당신의 상사는 내가 걸어온 길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왜 실수를 했는지, 어떻게 개선하는지에 가장 적확하고 빠른 조언을 줄 수 있다. 내가 못보는 지점을 보고 미리 얘기해주는 것일 수도 있다. 서있는 곳이 다르면 보이는 것도 다른 법이다.
▲상사 입장이 되어보니 그냥 말 안해도 제발 알아서 잘했으면 좋겠다. 나는 다 아는 내용 피드백 주는 것 정말 귀찮고 피곤하다.
항상 불평불만이 많은 것도 문제다. 회사에서 어떤 일이 할당되자마자 습관처럼 '왜 그걸 해야하는데요?', ‘이해가 안가는데요?’,’맥락이 무엇인가요?’를 남발하는 사람이 있다. 혹시 이런 말을 해서 정말 일의 핵심을 파악하고 싶었던 것이라면, 그렇게 보이고 싶었던 것이라면 대 실패다… 그냥 일 하기 싫은 사람으로 보인다.
▲”That’s my secret. I’m always angry” 어벤져스 헐크도 맨날 빡치는데 사회생활하느라 참고 산다
끊임없이 투덜대고 짜증내는 사람과는 누구도 일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일만 하고 회사를 다닐 수 있을리가 없으니, 다들 그냥 참고하는 건데 싫은 감정을 계속 자극하는 사람이 편안할리 없다. 문제 제기를 하고 싶다면, 최소한 말투라도 바꿔서 말하자.
불평하다가 일이 잘 안됐을 때도 이런 사람들은 ‘나는 잘 했는데 같이 일하는 동료가 문제’라며 핑계 대기 일수다. ‘나는 항상 아무 문제가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인데, 당연하게도 아무문제 없는 사람은 없다.
5. 업무 의도 파악하지 않음
- 일을 해야하는 배경을 스스로 생각해보지 않음. 구글링 안해봄
- 지시사항을 임의대로 처리하고, 그렇게 하는게 나을 것 같았다고 답변
- 질문이 구체화되지 않음 - 뭘 모르는지를 모름, 뭘 알아야하는지도 모름
이 부분은 지난 포스팅 - 업무의도 파악하지 않음에서 설명했으므로 넘어간다
일도 사람이 정보를 주고받는 일이라 태도에서 수많은 문제가 생기고 해결된다. 열심히 일하고도 저평가 받고, 차별받는다고 생각해 마음이 누더기가 되지 않는데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